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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에 산지 1년이 되어가는 창현은 부족한 기초수급비 때문에 단속을 피해 몰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간다. 쪽방에서 태어나 자란 일수는 27살의 나이에 결핵, 고위험성당뇨, 고혈압으로 기초수급자로 살고 있다. 이제 막 쪽방에 들어 온 남선은 부양의무제도로 수급을 포기하고 폐지수집을 해보려 하지만 월세와 생활비 감당은 녹록한 문제가 아니다. 쪽방을 철거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부산의 범전동. 조용하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익숙한 사이렌이 들려온다.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날이 개이고 바람이 느껴진다. 어디서 불어온 것인지 묘연하기만 한 그 바람은 ‘사라진 마을(돌출마을)’을 지나 ‘붉은 골목(300번지)’에 이르고 ‘굉음’으로 사라진다.
고등학교 예술강사이자 영화감독인 박강아름은 모태솔로다. 십대 제자들과 대학원 동료들은 그녀가 번번이 소개팅에 실패하는 이유가 외모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충고한다. 예쁘지 않은데다가 꾸미지도 않기 때문이란다. 그녀는 사람들이 말하는 여성적인 외모를 갖기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하고 겉모습을 바꿔보려 하지만 여전히 소개팅에 실패한다.
되는 일 하나없이 그야말로 인생의 바닥을 치고 있던 나는 뉴욕에서 우연히 애니라는 이름의 명랑씩씩한 미국 아줌마를 알게 된다. 그녀는 에이즈로 투병중인 현실과 어린시절 성폭행을 당하고 마약중독자가 되어 은행강도까지 했던 범상치않은 과거가 있다. 오래 전, 에이즈가 옮을까 두려워 거짓말까지하며 에이즈환자를 피했던 나는 이상하게 애니의 모습에서 한국에 있는 언니의 모습이 겹친다.
6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다. 아주 솔직하고 깊은 대답과 마음을 파고드는 이미지들. 견고한 일상이 갈라져서, 내가 빠져버릴 것 같은 순간들. 삶에서 나를 간지럽히는 것들. 반응할 수도 안할 수도 없는 그런 것들. 아무렇지 않은 질문에 아무렇지 않지 않은 대답을 원합니다.